스노보드는 겨울올림픽의 불청객?
2018년 강원도 평창에서 열렸던 겨울 올림픽 대회, 여러분도 즐겨보았나요? 평창 대회에서 만났던 총 15가지 종목 중 유난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종목이 있었어요. 눈 위에서 서커스 하듯 곡예를 부리는가 하면, 알록달록한 화려한 의상이 눈에 쏙 들어오는 종목, 바로 스노보드예요! 그런데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겨울 올림픽 대회에서 스노보드 경기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답니다. 왜냐고요? 스노보드는 한때 스키장의 ‘불청객’으로 통했거든요.
바로 스키와 다른 ‘자유분방함’ 때문이었어요. 스키는 스노보드보다 일찍 앞서 스포츠의 모습을 갖추었어요. 경사가 가파른 슬로프를 내려오다 보면 부딪치고 넘어지는 사고가 있을 수 있으니, 엄격한 에티켓도 함께 발달했고요. 교통 법규처럼 서로를 배려하는 규칙이 필요했던 거예요. 그런데 1960~70년대 즈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스노보드는 스키와는 사뭇 달랐어요. 점잖게 슬로프를 내려오는 스키의 전통과 규칙을 비웃기라도 하듯 묘기를 부리고 모험을 즐겼어요. 그래서 스키를 타는 ‘스키어 skier’들은 스노보드를 철없는 아이들이나 타는 것으로 여겼대요. 도시 곳곳에서 헐렁한 옷차림으로 묘기를 부리던 골칫덩어리들이 이제는 스키장에까지 나타나 말썽을 부린다고 생각했던 거지요.
그런데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런 스노보드를 눈여겨보고 있었어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올림픽에 별 관심이 없다는 걸 걱정하고 있었거든요. 예전처럼 인기를 얻으려면 스노보드처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종목을 올림픽에 포함시켜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결과, 국제올림픽위원회는 1998년 나가노 겨울 올림픽부터 스노보드를 정식 종목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답니다.
하지만 이 결정은 환영받지 못했어요. 우선, 스노보드를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반대가 심했어요. 재미와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스노보드가 국가 간 경쟁과 메달 수로 평가받는 올림픽에 포함되는 게 탐탁지 않았던 거예요. 전통적인 올림픽 지지자들 또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어요. 안전 규칙도 제대로 안 지키고 제멋대로인 녀석들과 어떻게 품격 있는 올림픽 무대에서 함께 어울릴 수 있냐며 말이죠.
그런데 스노보드의 화려한 기술과 묘기가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알려지자, 곧 큰 인기를 얻게 돼요. 심지어 스노보드 선수들의 자유분방함은 ‘경쟁’, ‘승리’, ‘순위’ 같은 올림픽의 전통적 가치에 대한 도전으로 비쳤어요. 예를 들어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 출전한 린지 자코벨리스 선수는 스노보드 크로스 경기에서 1등으로 달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굳이 안 해도 되는 묘기를 선보이다 넘어져 금메달을 놓쳤지요.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경솔했다’고 손가락질했지만, 자코벨리스 선수는 당당하게 말했어요. “스노보드는 재미있자고 타는 거고, 나는 재미를 즐기는 중이었어요”라고요.
어떤 사람들은 스노보드의 그런 모습이 신선했다고 칭찬해요. 무자비한 경쟁보다는 자기의 개성을 연출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는 걸 더 중요시했다는 거죠.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비판을 하기도 해요. 스노보더들이 추구하는 개성과 자유는 딱 올림픽이 허락하는 만큼뿐이라고요. 자유, 개성, 반항 같은 이미지가 올림픽 경기 시청률과 수입을 올리기 위해 상품처럼 팔리고 있다는 거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불청객이었던 스노보드 경기가 올림픽의 ‘경쟁’을 ‘재미’와 ‘자유로움’으로 바꾸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상업적 목적에 이용되고 있는 걸까요? 2026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에서 만날 선수들의 스릴 넘치는 묘기를 기다리며 한 번 고민해 보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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